어떠한 부인을 맞이할까(1936,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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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1936년 여성 5월호 발표

나는 숙명적으로 사람을 싫어합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을 두려워한다는 것이 좀 더 적절할지도 모릅니다. 늘 주위의 인물을 경계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 버릇이 결국에는 말 없는 우울을 낳습니다.
그리고 상당한 폐결핵입니다. 매일같이 피를 토합니다.
나와 똑같이 우울한 그리고 나와 똑같이 피를 토하는 그런 여성이 있다면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나는 그를 한없이 존경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나 자신이 그 여성에게 뭔가를 배울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건 연애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한 동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건대, 이성의 애정이란 여기서 비로소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만일 내게 그런 특권이 있다면 나는 그를 사랑하겠습니다.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면 더욱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면 그다음에는,

이 몸이 죽어서 무엇이 될까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이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그 봉래산 제일봉이 어디일지, 그 위에 초가삼간을 짓고 한번 살아보고 싶습니다. 많이 바라지도 않습니다. 단, 사흘만 깨끗이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큰 의문이 듭니다. 서로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끼리 모여 결혼생활이 될 수 있을는지. 만일 안 된다면 안 되는 그대로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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