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1936, 한용운)
모기여 그대는 범의 발톱이 없고
코끼리의 코가 없으나 날카로운 입이 있다.
그대는 다리도 길고 부리도 길고 날개도 쩌르지는 아니하다.
그대는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하고 피의 술도 잘도 잘먹는다.
사람은 사람의 피를 서로서로 먹는데
그대는 同族[동족]의 피를 먹지 아니하고 사람의 피를 먹는다.
아아, 天下萬世[천하만세]를 爲[위]하야 바다같이 흘리는 仁人志士[인인지사]의 피도 그대에게 맡겼거든
하물며 區區[구구]한 小丈夫[소장부]의 쓸데없는 피야 무엇을 아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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