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배우자(1931, 방정환)
ㅁ 1931년 신년 특대호 『어린이』 9권 1호에 발표
새해외다, 새해외다. 온 천하 사람이 다 같이 기뻐 축하하는 경사로운 새해외다. 잘잘못간에 묵은 생각, 묵은 살림을 걷어치우고 온갖 새 생각 새 결심으로 새로운 살림을 시작할 때이므로 새해는 누구나 경사롭다는 것입니다.
우리 십수만의 독자 여러분!
우리는 오늘부터 새 공부를 시작하십시다. 다 같이 시작하십시다.
‘해를 배우자! 태양을 배우자!’
우선 이렇게 머리맡 벽에 써 붙여 놓고 시작하십시다. 해는 언제든지 씩씩합니다. 무서움을 타지 않습니다. 겁이 없습니다. 그것을 배우십시다.
해는 쉬지 않습니다. 한시 잠시도 쉬지 않고, 자기 갈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것을 배우십시다.
해는 시간을 어기는 법이 없습니다. 약속을 어기는 법이 없습니다. 그것을 배우십시다.
해는 공명 정대합니다. 사정에 따라 변개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것을 배우십시다. 우선 오늘부터 아침마다 해보다 먼저 일어날 것을 결심하십시다.
그리고, 해보다 먼저 대문 앞에 나서서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려 맞이합시다. 그 씩씩한 아침 해를 맞이한 날처럼 온종일 상쾌한 날은 없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자리에 누울 때마다, 오늘 하룻동안 해보다 부끄러운 일을 한 일이 없는가 생각해 보고 자기로 하십시다.
조선 안의 어린이란 어린이가 해를 배우면서 자라면, 조선에는 수없이 많은 씩씩한 태양이 생겨날 것이니, 기쁘지 않습니까? 새해외다, 기쁜 새해외다. 오늘 아침부터 다 같이 해를 공부하기 시작하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