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풀 흐트러진 모래동으로(1920,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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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풀 흐트러진 모래동으로
말없이 걸어가며 노래는 청령,

들꽃 풀 보드라운 향기 맡으면
어린 적 놀던 동무 새 그리운 맘

길다란 쑥대 끝을 삼각(三角)에 메워
거미줄 감아들고 청령(蜻蛉)을 쫓던,

늘 함께 이 동 위에 이 풀숲에서
놀던 그 동무들은 어디로 갔노!

어린 적 내 놀이터 이 동마루는
지금 내 흩어진 벗생각의 나라.

먼 바다 바라보며 우득히 서서
나 지금 청령 따라 왜 가지 않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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