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ublished On: 2022년 12월 1일Categories: 문학, 수필0 Comments on 눈물의 가을(1925, 방정환)

눈물의 가을(1925,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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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1925년 가을 특별호 『어린이』 3권 10호에 발표

가을의 입김이 만 가지 물건에 스치어 빛을 변해 놓기 시작하였다. 나뭇잎도 변하고 풀잎도 변하고……. 얌전한 가냘픈 빛을 가진 애틋한 꽃들이 피었건마는 그래도 가을의 자연은 적막하고 쓸쓸스런 생각을 자아낸다. 어린이의 마음도 말라가는 나뭇잎과 같이 가을 바람에 스쳐서는 애닯게 우는 것이 그 까닭이다.
해가 저물고 저녁 바람이 불어 올 때 나무숲에서는 붉은 잎 누런 잎들의 애처러운 울음 소리가 들리고 거치른 풀숲에서는 명(생명) 짧은 벌레들의 슬픈 노래가 들린다. 그 때에 자기의 가슴 속의 울음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조용한 자연의 그윽한 울음 소리를 들을 때, 우리의 가슴 속에는 순결하고 천진한 눈물의 항아리의 뚜껑이 벗겨지는 것이다.
아아, 이야말로 청정(淸淨)한 눈물, 존귀한 눈물이다. 온갖 생물을 사랑하려는 우리의 열정(熱情)은 그러한 감정의 움직임에서 저절로 저절로 길러지는 까닭이다.
아아, 가을…… 쓸쓸하고 구슬픈 이야기를 하여도 좋은 가을은 왔다. 고운 감정을 기르기에 좋은 가을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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