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재미있는 눈싸움 법(1925,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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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1925년 12월 『어린이』 3권 12호에 발표

─ 소학교·중학교·소년회 어디서든지 할 수 있는 것 ─

벌써 눈 올 때가 되었습니다. 저 높고 높은 허공에서 그 하얀 눈이 깜박깜박 내려오는 말할 수 없이 좋고 아름다운 모양을 기쁜 마음으로 구경하다가 그 눈이 다 내려 쌓인 후에는 씩씩한 소년은 누구든지 눈싸움을 해 보고 싶어합니다.
눈싸움! 이 소리에 어린 사람의 기쁨은 뻗치고 가슴은 뛰놀아 아무런 추위라도 오히려 이기고 뛰어 놉니다.
그러나, 우리가 작년까지 하여 오던 눈싸움은 아무 절차도 없고 조직도 없이 그냥 눈뭉치를 들어 저편의 아무나 때려 맞추는 것밖에 아무 재미 없고 약속도 없어서 흥미가 적을 뿐 아니라 사람 때리기에 애쓰는 좋지 못한 장난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제 여기에 소개하는 눈싸움 법은 더러 미리부터 알고 있는 이도 있을는지 모르나 매우 질서 있고 흥미 있는 것입니다.
눈이 많이 쌓이면 적·백이나, 동·서로 두 편을 갈라 가지고 이 편 저 편이 서로 싸움터에 나아가 싸움터 이 곳 저 곳에 작정한 시간 안으로 눈으로 성을 쌓던지 탑을 쌉니다. 쌓되 무너지지 않도록 되도록 높게 쌓고, 그 성이나 탑 위에 기를 만들어 꽂아 놓습니다. 미리 뽑아 둔 심판원들이(심판인은 3, 4인이 되어야 합니다.) 작정한 시간보다 5분 미리 예비 호각을 불면, 채 다 쌓지 못하였다라도 얼른 얼른 끝을 마치어 나머지 시간 5분 동안에 끝을 마치고 손을 떼어야 합니다.
심판원은 정한 시간에 또 한 번 호각을 불어 아주 손을 떼게 합니다. 이렇게 하여 성 쌓는 준비가 끝나면 다시 싸움을 시작하는 호각을 불기 전에 얼른 얼른 탄환(눈뭉치)를 될 수 있는 데까지 만들어서 쌓아 놓습니다.
심판원이 싸움터 중간 가에 서서 싸움을 시작하라는 호각을 불면 좌우편이 고함을 치면서 눈덩이를 던져 싸움을 시작하는데, 저편 눈덩이에 맞든지 내편 눈덩이에 맞든지 맞으면 죽은 사람으로 쳐서 심판원이 싸움터에서 퇴장을 시킵니다. 그래 되도록 남의 편 사람을 맞도록 던지고, 또 저편 눈에 맞지 않도록 묘하게 피해 가면서 싸우다가 어떻게든지 기회를 엿보아 저편 성 위에 올라가서 저편의 기를 뽑아 던지든지 그렇지 않으면 그 성을 무너뜨리든지 또는 먼 데서 눈으로 기를 몹시 때려서 기가 저절로 쓰러지게 하든지 어떻게든지 기를 쓰러뜨리기만 하면 이기는 것입니다.
그래 어느 한 편 기가 쓰러지면 심판원이 호각을 불고 그 호각 소리가 나면 일제히 눈던지기를 딱 그쳐야 됩니다.
이 싸움을 할 때에 다만 이기고 지고 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니까 가장 질서 있고 유쾌하게 하기 위하여 심판원의 심판에는 절대로 잠자코 복종하여야 할 것은 물론이고 , 싸우는 두 편은 미리 미리 비밀히 회의를 하여 어떻게 하면 자기편이 많이 죽지 않고 살아 있어 내 편 성을 잘 지키는 동시에 저 편의 성벽에 가깝게 갈 수 있을까 하는 꾀를 내어야 할 것입니다.
눈덩이 속에 돌멩이나 무엇을 섞는 것을 발견할 때에는 단 한 개가 있었더라도 심판원이 싸움을 중지하게 하고, 그 편이 진 것을 선언할 것이고 눈덩이에 맞고도 죽지 않고 살았노라고 고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때도 심판원이 곧 그 편이 진 것을 선언합니다.
그 만큼 엄정하게 하여야 질서를 지키게 될 것이니까요.
처음에 성을 쌀 때에는 되도록 단단하고 빤빤하게 쌓아서 저 편 사람이 잘 기어 올라가지 못하게 하여야 합니다.
대체로 이렇게 말씀하고 말 것이니 이외에 더 연구하여 재미있는 조건을 덧붙여 해도 물론 좋고, 사람 수와 거리와 기타 여러 가지는 그 때 그 때 형편에 따라서 좋도록 정할 것입니다. 처음 해 보는 이는 처음 한 번 재미있게 되지 않더라도 두 번, 세 번 경험을 얻으면 저절로 재미있게 될 것입니다.
하얀 동무 하늘 손님이 내려올 때가 되었습니다.
천하 사람이 모두 웅크려 엎드리더라도 우리 어린이의 동무 여러분! 눈 속에 얼음 위에 더 씩씩한 기운을 기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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