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ublished On: 2022년 11월 13일Categories: 동화, 문학0 Comments on 시간 값(1928, 방정환)

시간 값(1928,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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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1928년 9월 『어린이』 6권 5호에 발표

─ 이상한 책값 ─

현대 문명은 전기가 낳았다 하는 것인데 그 전기를 발명한 이는 미국 사람 프랭클린이니, 현대의 세계 문명은 프랭클린이 낳아 놓았다 할 것입니다.
그 프랭클린이 젊어서 인쇄소를 하는 한편, 고서적 상점을 경영하는데, 하루는 서점에 손님 한 분이 와서 1원짜리 헌책을 집어 들고,
“이것을 75전에 팔라.”
고, 점원에게 자꾸 졸랐습니다. 원래 신용 세우는 서점이라, 정해 논 값 외에는 더 받지도 덜 받지도 않는 터이므로 감해 팔 수 없다 하였더니, 그래도 자꾸 조르다가 나중에는,
“그러면 주인을 불러 오시오. 주인이 오면 다만 얼마라도 감해 줄 것이 분명하니…….”
하고, 이번에는 서점 주인을 불러 오라고 조르기 시작하였습니다.
한참 후에 인쇄 공장에서 일하던 채로 점원에게 불리어 온 프랭클린을 보고,
“여보, 내가 이 서점에 처음 한 번 오는 것도 아닌 터에 이것 헌책 25전만 감하라 하는데, 그리 못할 것이 무어요. 그래서 주인을 청한 것이니,
자! 얼마간 감해 파시오.”
하니까, 프랭클린이 어쩐 생각인지,
“예, 1원 20전은 내셔야 팔겠습니다.”
하였습니다. 손님은 도리어 정가보다 더 비싸게 내라 하는 소리에 깜짝 놀래어,
“여보, 젊은이가 망령이요? 감해 달라니까 도리어 20전을 더 내라 하니, 그게 무슨 말씀이요. 그러지 말고 팔 금을 말하시오. 얼마에 팔겠소?”
하니까, 이번에는 또,
“지금은 할 수 없습니다. 1원 40전을 주셔야 팔겠습니다.”
하였습니다.
“여보, 점점 더 비싸진단 말이요. 당신이 책을 팔려고 안 그러고, 나를 조롱 하느라고 그러는구려.”
하고 손님이 성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프랭클린은 태연하게,
“아니올시다. 얼른 사시지 않고 오래 끄시면 그만한 시간의 손해가 나는 것이니, 그 시간값은 누가 당합니까? 남에게 손해를 자꾸 보이시면서 값은 감하라 하시니 됩니까? 이제는 벌써 1원 50전 안 주시면 못 팔게 되었습니다.”고, 공손히 대답하였습니다.
손님은 그 말을 듣고 모자를 벗고 절을 하면서,
“예……. 참말 좋은 진리를 배웠습니다. 제 시간도 더 손해나기 전에 얼른 가겠습니다.”
하고, 1원짜리 책을 1원 50전에 사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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