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결과(1929, 방정환)
ㅁ 1929년 7월 『어린이』 7권 6호에 발표
창남이와 창용이에게 아저씨가 참외를 반 개씩 깎아 주었습니다.
창남이와 창용이는 나이도 동갑이요, 무엇이든지 서로 지기를 싫어하는 터이라, 남의 것이 자기 것보다 크지나 않은가 하여 서로 서로 참외를 비교해보더니, 창용이가 먼저 상을 찡그리고,
“창남이 것이 내것보다 더 큰데, 왜 나는 조그만 것을 주었어요.”
하고 참외를 내밀었습니다.
아저씨는 미안하게 생각하였으나, 작은 참외를 크게 만들 재주가 없으므로,
“그냥 먹어라.”
고 달래었습니다.
그래도 듣지 않고 똑같이 해 내라고 자꾸 떼를 쓰므로, 아저씨는 하는 수 없이 창남이의 참외를 조금 칼로 베어내서 자기가 먹고,
“자아, 이제는 창남이의 것도 작아졌으니까, 네것하고 똑같이 되었다.”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창남이가 자기 것을 창용이 것과 비교해 보더니,
“응응, 이번에는 내것이 창용이 것보다 작아졌으니까 나는 싫어요. 저 애 것하고 똑같게 해 주세요.”
하고 떼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저씨는 그냥 먹으라고 달래다 못해 이번에는 창용이의 참외를 칼로 조금 베어서 자기가 먹고,
“자아, 이제는 둘이 똑같다.”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울로 달아 보거나, 자로 재어 보지 못하고 베는 것이므로 이번에는 창용이 것이 창남이 것보다 다시 작아져서 창용이가 떼를 씁니다.
아저씨는 창남이 것을 조금 또 베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창남이가 창용이것보다 자기 것이 작아졌다고 떼를 쓰므로 창용이 것을 조금 또 베었습니다.
이렇게 똑같이 하기 위하여 베어내고 또 베어내고 일곱 번째 베었을 때에 간신히 둘이 똑같게 하기는 하였으나 그러나, 그 때는 남은 참외가 새끼손가락만큼밖에 남지 않아서 입에 넣을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 때에야 두 사람은 의논한 듯이,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에 남의 것 큰 생각 말고 잠자코 그냥 먹을걸 그랬지…….”
하고 후회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아저씨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남이 크거든 나도 그같이 클 생각을 하여야지, 내가 클 생각을 못하고 남의 큰 것을 깎을 생각만 하면, 으레 그렇게 남의 것도 없어지고 자기 것
도 없어지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