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ublished On: 2022년 11월 12일Categories: 동화, 문학0 Comments on 쓸모 있는 눈(방정환)

쓸모 있는 눈(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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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목사 한 분이 사막길을 걸어올 때, 장사꾼 두 사람이 급급히 뛰어와서,
“목사님, 우리가 약대(낙타) 한 마리를 동네에 매어 두었더니 그만 끈을 끊고서 달아났는데, 목사님이 이 길로 오시다가 혹 보시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예, 그 약대의 오른쪽 눈은 소경이고, 왼쪽 뒷다리는 짧지 않습니까?”
하니, 두 장사꾼은
“예, 그렇습니다.”
하고, 반색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그 약대의 앞니는 빠졌지요?”
“예, 예”
“그리고, 약대의 한 편에는 밀을 싣고, 또 다른 편에는 꿀을 실었지요?”
하니, 두 장사꾼은,
“예, 예, 그렇습니다. 그래, 그 약대가 어디로 갔습니까?”
하고 또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목사는 천연스럽게,
“그러나, 나는 그 약대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하므로, 두 장사꾼은 성을 버럭 내고 목사를 붙잡아 재판소로 갔습니다.
재판관은 그 목사에게,
“목사가 참말 보지 못하였다면 어째서 그 한쪽 눈이 먼 줄을 아는가?”
“그 약대 한쪽 눈이 먼 줄을 아는 건, 길가 편에 난 풀을 한편만 뜯어먹었으므로, 한쪽 눈이 먼 것이 확실하지요.”
“그러면, 한쪽 다리를 저는 건 어떻게 아는가?”
“예, 그것은 한쪽 뒷다리 발자국은, 다른 세 발자국보다 깊지 않은 것을 보고 알지요.”
“그러면 앞니가 빠진 건 어떻게 아는가?”
“예, 그것은 풀 뜯어먹은 자리에 가운데만은 풀이 그냥 남아 있는 걸 보면 이가 빠져 거기는 먹지 못한 표적이지요.”
“그래, 그러면 어떻게 그 실린 짐이 한쪽은 밀, 한쪽은 꿀인 줄로 아는가?”
“예, 그건 한쪽은 개미들이 분주히 무얼 물어 옮기고, 한쪽에는 벌들이 모여드는 걸 보고 알았습니다. 친구여, 지금쯤 그 약대는 사막을 방황하고
있을 줄로 압니다. 그 약대를 도둑맞은 건 아닐 것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길 앞뒤를 암만 보아도, 발자국이라곤 없었으니까요. 그러니, 필시 길을 잃고 방황하는 듯합니다.”
하였습니다.
재판관은 목사가 조그만 일까지도 잘 주의하여 세밀히 관찰한 데는 놀라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 장사꾼들을 몹시 꾸짖고 나서 어서 찾아가 보라하고, 목사는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과연, 장사꾼들은 얼마 안 가서 사막에서 방황하고 있는 약대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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