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 앞서라(1927, 방정환)
ㅁ 1927년 5월 『어린이』 5권 1호에 발표
옛날 아시아의 중앙에 페르시아라는 강한 나라가 있었는데, 자기 나라의 강한 것을 믿고 바다를 건너 희랍(그리스)을 들이쳤습니다.
그 때, 희랍 남쪽 끝에는 스파르타라 하는 작은 나라가 있었으므로, 그 작은 스파르타 나라가 제일 먼저 페르시아의 많은 군사를 막아 싸우게 되었습니다.
스파르타는 비록 나라 땅이 넓지 못하고, 인구가 많지 못하나, 사람 사람이 모두 굳세고 날래기 짝이 없고 또 단결의 힘이 강하여, 나서면 반드시 앞자리를 차지하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야 마는 놀라운 나라였습니다.
이제 강하기 짝이 없는 페르시아의 많은 군사가 미친 물결과 같이 밀려 들어오는 때 그들은,
“정의를 위하여 싸우자! 15세 이상짜리 남자는 모두 나가 싸우자!”
하고, 외치면서 용맹스럽게 일어나 싸웠습니다.
그 때에 스파르타의 시골 동네에 한 부인이 아들 삼형제를 데리고 단 네식구가 살았는데, 삼형제가 모두 15세 이상이므로 어머니 한 분만 남겨 두고 모두 싸움터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눈물은커녕 조금도 섭섭해 하는 기색도 없이,
“너희 아버지도 스파르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쳤으니 너희들도 아버님 부끄럽지 않게 스파르타를 위하여 용감히 싸워라.”
하고 세 아들을 격려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남겨 둔 세 개의 칼을 내어 각각 하나씩 주었습니다. 그런데 칼 두 개는 길고 하나는 조금 작으므로, 작은 것은 맨 끝의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어머니, 이것을 보셔요. 저의 칼은 두 언니의 칼보다 한 자나 짧습니다.”
셋째 아들이 이렇게 말하니까 어머니는 그 말을 듣고, 정색을 하시고,
“이 애야, 스파르타 사람은 칼이 길고 짧음을 가리지 않는다. 네 칼이 언니의 칼보다 짧으면 너는 언니들보다 한 자 더 앞에 나서서 싸워라!”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그 말씀은 아들들 머리에 깊이 박혔습니다. 그들이 남보다 더 앞서서, 그 중에서도 셋째 아들이 항상 맨 앞에서 싸운 것은 물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