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물이라 맘이 물이면(김소월)

흘러가는 물이라 맘이 물이면

옛날에 곱던 그대 나를 향하여

구엽은 그 잘못을 이르러느냐.

모두 다 지어 묻은 나의 지금은

그대를 불신만 전 다 잊었노라.

당연히 이미 잊고 바렸을러라.

그러나 그 당시에 나는 얼마나

앉았다 일어섰다 설워 울었노,

그 연갑(年甲)의 젊은이 길에 어려도

뜬 눈으로 새벽을 잠에 달려도

남들은 좋은 운수 가끔 볼 때도

얼없이 오다 가다 멈칫 섰어도.

자애의 차부 없는 복도 빌며

덧있는 삶이라 쓴 세상이라

슬퍼도 하였지만 맘이 물이라

저절로 차츰 잊고 말았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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